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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소식

매연 없는 전기차, 한 번에 500km 달린다?!

석유를 연료로 하는, 매연을 내뿜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정말 없어질 수 있을 것인가. 내연기관이 발명된 이래 200여년동안 풀리지 않는 숙제이다. 과거에도 내연기관을 대체하려는 노력은 지속돼 왔다. 그러나 지금껏 이론만 그럴싸했을 뿐 현실화된 적은 없었다. 자동차로서의 구실을 할 수 있으려면 한 번에 500km는 갈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은 경우가 다르다? 전기자동차를 개발하는 여러 업체들이 ‘마의 500km’를 돌파했거나 그에 가까운 실적을 거두었다는 장밋빛 소식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과연 전기자동차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을지 짚어본다.


(*이미지출처: Pablo Scapinachis/shutterstock.com)

 

봄철,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한때 애꿎은 고등어 구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기도 했지만 미세먼지는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대륙에서 불어오는 대기오염에 우리나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석탄 화력발전소, 자동차의 매연 등이 섞여 복합적으로 발생한다는 게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으로 꼽힌다.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최근 오염 배출량이 높은 경유 차량의 시내 진입을 막는 동시에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자동차의 보급을 확대키로 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외국도 비슷하다. 미세먼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도 몇 년 후 디젤 자동차 운행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미세먼지를 해결할 여러 대안 중의 하나로 전기자동차가 꼽힌다. 순수하게 전기의 힘만으로 움직이다 보니 공해를 배출하지 않는 것이 주된 이유다. 문제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다. 배터리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한계가 있고, 배터리 성능이 떨어질 경우 전량 교체해야 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다.

 

 

전기자동차 성공 여부는 ‘배터리’ 기술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과 주행거리에 따라 1세대부터 3세대로 구분되는데 1세대 전기자동차는 1회 충전으로 150~200km를 주행할 수 있고 에너지 효율은 3km/kWh 정도이다. 작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2세대 전기자동차는 1회 충전으로 300km 이상을 달릴 수 있고 에너지 효율은 10km/kWh 이내이다. 본격적인 전기자동차 시대를 이어갈 3세대는 한 번 충전으로 500km 이상을 주파해야 하는데 업계에서는 3세대 전기자동차가 2020년 이후 대중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적한 대로 전기자동차는 배터리를 얼마나 소형화하면서도 고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현재도 배터리를 엄청나게 많이 장착하면 500km 이상을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자동차의 덩치만 커질 뿐만 아니라 한 번 충전하는데 하루 종일 시간이 소요된다면 어느 누가 전기자동차를 타겠는가. 배터리의 부피를 작게, 효율은 높게, 충전은 빠르게 만드는 게 전기자동차의 관건이다.

 

올해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국내의 한 배터리 업체는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스템을 선보였는데 이 배터리 셀은 최대 60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방전된 배터리를 실제 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20분만에 고속 충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통합 배터리 모듈의 개념을 도입해 현재의 배터리보다 무게를 10% 줄일 수 있고, 20분 충전으로 배터리 용량의 80%를 충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정도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쉬는 동안 서울에서 부산까지 정도를 갈 수 있는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이게 가능해진다면 짧은 주행거리와 긴 충전시간에 대한 전기자동차 운전자의 불안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2020년경이면 1회 충전으로 5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전기자동차가 대중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장은 매년 1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년동안 국내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5900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2020년까지 25만대의 전기자동차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속속 선보이는 전기자동차

전기자동차는 점점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이젠 우리나라 제주도에만 가도 전기자동차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자동차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우선 국내 업체의 경우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이라는 전기자동차를 시판 중이다. 1회 충전에 191km를 달릴 수 있다. 3~4천만원대의 가격이지만 제주도 지자체의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1천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기아차는 30kWh의 배터리를 장착한 쏘울 EV를 판매하고 있는데 1회 충전에 200km를 주행할 수 있다. 쏘울 EV는 국산 전기자동차 최초로 지난해 글로벌 시장 2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국산차는 1회 충전에 200km 내외의 주행거리를 보이는데 반해 외산 자동차 업체들은 500km에 가까운 주행거리를 보여준다. 전기차의 대명사인 테슬라의 모델 S는 1회 충전으로 378km를 달릴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인증해서 판매 중인 모델이다. 지엠(GM)은 1회 충전에 383km의 볼트 EV를 공개했는데 최근 서울에서 제주까지 470km 이상을 완주하기도 했다. BMW는 i3를 시판하고 있는데 1회 충전으로 313km까지 주행 가능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회 충전에 5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컨셉 EQ 모델을 공개한 바 있는데 시판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닛산은 베르사 플랫폼 기반의 리프를 개발했는데 하반기에 선보이는 리프 2세대는 1회 완충시 4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중국 최대의 전기자동차 업체인 BJEV는 최대 5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를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