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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소식

삼성-카카오 vs LG-네이버…AI스피커 연합대전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을 둘러싸고 연합군 구도가 구체화되고 있다. 국내 대표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기 자신들이 개발한 인공지능 및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줄 하드웨어(단말기 및 자동차 제조회사) 기업 생태계를 먼저 마련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IT업계는 삼성전자, LG전자라는 디바이스 제조회사들과 제휴 구도를 완성한 네이버와 카카오 중 누가 승자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9월 14일 카카오가 자신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카카오i'에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빅스비'와 연동하는 제휴계약을 체결한 것은 하나의 신호탄이었다. 이어 11월 19일 네이버가 LG전자의 인공지능 스피커인 '씽큐허브(ThinQ Hub)'에 자사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클로바' 탑재를 발표했다.

네이버의 AI 음식인식 비서 플랫폼 '클로바'는 LG전자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씽큐허브'에 탑재된다. 사용자들이 '클로바'라는 소프트웨어에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 7종의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씽큐허브는 클로바를 통해 음성검색, 일정관리, 날씨알림, 음악듣기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카카오와 삼성전자의 협력은 보다 포괄적이다. 카카오가 개발한 AI 플랫폼 '카카오i'와 삼성전자의 AI플랫폼 '빅스비'가 서로 연동되는 것이다. 갤럭시S8노트 사용자들이 빅스비에 '카카오톡 보내줘'라고 하면 연동이 되는 형식이다. 또 빅스비를 통해 '카카오i' 기반의 다양한 콘텐츠와 생활편의 서비스가 제공될 전망이다. 

소프트웨어 회사와 하드웨어 회사의 이런 합종연횡은 소비자들에게 이익이다. 더욱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혜택들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을 내놓는 회사들은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의 높은 성장력을 보고 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최근 발간한 '글로벌 모바일 트렌드' 보고서에서 올해 인공지능 스피커 이용자가 미국 내에서만 3600만명으로 전체 국민의 1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7억2000만달러 정도였던 세계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 규모가 2021년에는 35억2000만달러로 뛸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동통신업계를 비롯해 시장에서는 우리나라의 관련 시장이 70만명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회사들은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드는 작업을 하는 동시에,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공략도 서두르고 있다. 네이버는 쇼핑에 집중한 '쇼핑렌즈'를 내놨고, 카카오는 광고를 공략하는 새로운 인공지능 광고 플랫폼 베타서비스에 들어갔다. 네이버가 내놓은 '쇼핑렌즈'는 이미지 검색을 통해 상품을 찾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폰으로 사진 등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쇼핑렌즈로 촬영하고 이미지만으로 해당 제품 또는 비슷한 상품을 검색할 수 있다. 네이버는 또 9월부터 모바일 쇼핑판에서 개인화 상품 추천 시스템 '에이아이템즈(AiTEMS)'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검색과 쇼핑 검색으로 이뤄진 '비즈니스 플랫폼' 부문은 네이버 전체 매출에서 46%(2017년 3분기 기준)를 차지한 가장 큰 수익원이다. 

카카오는 11월 20일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광고 서비스 상품 '카카오광고'의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용해 보다 정교하게 광고에 반응할 잠재고객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덩케르크'와 같은 영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만한 고객을 대상으로 타깃광고를 샘플테스트해 본 결과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왔다.